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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년] 한국전쟁과 교회사 70년 발자취 돌아보다. 인쇄하기
이름 관리자
2020-01-22 16:58:03 | 조회 : 509

가톨릭평화신문 2020.01.05 발행 [1546호]



한국전쟁과 교회사 70년 발자취 돌아보다


[한국전쟁 70년, 갈등을 넘어 화해로]
(1) 시작하며


▲ 6.25 전쟁 중 한 피란민 가족의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매일 밤 9시, 여러분의 휴대전화엔 알람이 울립니까?

주교회의는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지난 12월 1일부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밤 9시 주모경 바치기’ 운동을 전국의 모든 교구로 확산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이 올해로 70년을 맞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70년을 기억하며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모든 신자가 매일 같은 시간에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하자는 취지입니다.

민족 화해와 일치, 한반도 평화, 갈등을 넘어 화해로…. 어느덧 식상한 구호가 된 이 말을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맞아 특집 기획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말뿐인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식상한 구호가 아니라 살아있는 기도로 되살리기 위해서입니다. 70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에겐 절실하게 필요한 말입니다.

북한군의 침입으로 시작된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으로 중단되었습니다. 3년 1개월 2일. 1129일간 벌어졌던 전쟁은 많은 것을 앗아갔습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겐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무용담처럼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겪은 이들에겐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일상은 무너졌고, 터전은 폐허가 됐습니다. 가족들은 생사(生死)도 모른 채 흩어졌습니다. 전쟁 직후 통계(국가기록원)를 보면 남한의 인명 피해는 민간인 사망ㆍ부상ㆍ실종자 99만 명, 국군 62만 명, 유엔군 15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명 피해는 민간인 150만 명, 북한군 64만 명, 중공군 97만 명입니다. 한반도 전체가 죽음으로 뒤덮인 셈입니다.

전쟁이 불러온 비극, 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가 저절로 치유될 리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민족끼리 남과 북,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으로 갈라져 서로의 이웃에게, 형제자매에게 총부리를 겨눈 기억은 아프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에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실제로도 이 전쟁은 휴전이지, 종전이 아닙니다.

그래서 교회는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과거를 인정하고 용서할 때에만 치유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남과 북이 인정과 용서를 넘어 화해와 일치, 평화를 향해 함께 발을 내디딜 때 비로소 전쟁의 끝이 보일 것입니다. 교회 역시 전쟁으로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전쟁 전후로 한국인과 외국인 사제, 수도자 150명이 공산군에 의해 체포, 희생됐습니다. 여느 집과 건물이 그렇듯 성당도 무너졌고, 성물들은 훼손됐습니다. 신자들은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공산군에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습니다. 그럼에도 신앙은 이어졌고, 피란민들을 위한 교회의 구호 활동은 빛을 발했습니다.

삶과 죽음, 희망과 비극이 뒤엉켰던 역사를 7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고자 합니다. 한국전쟁 전후의 남북 관계를 천주교회사를 통해 살펴볼 것입니다. 교회는 당시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지, 어떠한 활동을 펼쳤는지를 돌아볼 것입니다. 그 가운데 순교한 이들의 역사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분노와 갈등을 뒤로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려 합니다. 시대의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화보다는 전쟁을 독려했던 교회의 과오도 성찰해야 하겠습니다.

가톨릭대사전과 여러 학술 자료를 기본으로 본당과 교구, 수도회 역사 기록, 회고록을 참고했습니다. 한국전쟁과 교회사 70년을 증언해 줄 인물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해외 교회에서 기억하는 한국전쟁과 한국교회 70년도 두루 살펴보려 합니다. 한국전쟁 70년, 갈등을 넘어 화해로 가는 여정이 평화에 가 닿기를 기대하며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획팀=백영민·박수정·도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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