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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133위' 약전 - 이아기 인쇄하기
이름 관리자
2020-04-16 12:06:08 | 조회 : 609
가톨릭평화신문 2020.04.19 발행 [1560호]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약전


이아기 루치아








▨ 이아기(루치아, 1822~1878) 


이아기는 1878년 포도청에서 순교한 최지혁(요한)의 두 번째 부인으로, 1868년 최지혁의 첫 부인이 순교한 뒤 그와 혼인했다. 이아기는 혼인한 뒤 남편이 중국을 왕래하면서 조선 교회의 소식을 선교사들에게 전하고, 선교사들을 조선에 재입국시키려고 노력할 때마다 남편을 뒷바라지했다. 그는 1873년께 대세를 받고, 1876년 남편 최지혁이 선교사들을 위해 새로 사들인 서울 서대문 밖 고마청동(현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집으로 이주해 그해 5월 8일 조선에 입국한 파리외방전교회 블랑 신부와 드게트 신부를 모셨다.

이아기는 1877년 9월 24일 제6대 조선대목구장 리델 주교가 조선에 재입국한 뒤 정식으로 세례를 받았다. 이후 이아기는 남편과 함께 리델 주교를 도우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리델 주교가 입국한 지 불과 석 달 남짓 지났을 때, 서양에서 온 우편물을 가지고 오던 신자들이 국경에서 체포되면서 그의 신원이 탄로 나고 말았다. 매를 이기지 못한 신자들이 리델 주교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조선에 있다는 사실을 자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정은 모든 선교사를 잡아들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체포령이 내려진 뒤 얼마 못 가 1878년 1월 28일 오후 4시 이아기는 리델 주교와 남편 최지혁과 함께 잡혀 우포도청으로 압송됐다. 그들을 체포한 포졸들의 우두머리는 장첨지라 불리는 이로 베르뇌 주교와 다블뤼 주교를 체포했던 자이다. 그는 리델 주교의 시계와 미사주 등을 약탈하고 조롱했다.

리델 주교와 이아기 부부는 서울의 여러 거리를 질질 끌려다니며 능욕을 당한 후 포도청에 넘겨졌다. 리델 주교와 이아기 부부는 우포도청에서 문초를 받은 후 얼마 안 돼 좌포도청으로 이송됐다. 당시 좌포도청 포도대장 이경하는 베르뇌 주교를 비롯한 선교사들과 신자들을 심문한 자로 1866년부터 1868년까지 수많은 신자를 처형시킨 자였다.

옥에 갇힌 이아기는 밤이고 낮이고 발에 차꼬를 차고 있어야만 했다. 옴이 온몸에 달라붙어 고문으로 인한 상처가 썩어들어 갔다. 하지만 그에게 고문보다 더 큰 고통은 굶주림이었다. 뼈에 가죽을 입혀 놓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포졸들은 그를 배교시키기 위해 잠을 재우지 않았다. 잠시 졸기라도 하면 옥졸이 몽둥이로 등과 다리, 머리를 후려쳐서 그를 깨웠다. 고통을 주고 정신적으로 지치게 하려고 포졸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하지만 이아기는 이러한 문초와 형벌에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살아 나갈 수 있다고 해서 어찌 남편을 배반하거나 배교할 리가 있겠습니까? 오직 죽기만을 바랄 뿐입니다”라며 굳건히 신앙을 증거했다.

좌포도청 옥에선 배교하지 않은 신자들의 처형이 빈번히 행해졌다. 형 집행은 교수형으로 이뤄졌다. 리델 주교의 일기에 따르면 시체실이라 불리는 옥사에 올가미 줄을 밀어 넣고 줄 끝 부분을 문밖으로 빼놓았다. 옥졸들은 그 방에서 죄수의 목을 맨 다음 밖으로 나와 네 명이 줄을 잡아당겨 교살시켰다고 한다. 형 집행은 대부분 단 몇 분 만에 끝났다고 한다. 리델 주교는 이렇게 1866년에서 1868년까지 수백 명의 신자가 순교했다고 했다.

이아기는 1878년 포도청 옥에서 이렇게 순교했다. 그의 나이 56세였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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